이탈리아 시립 오페라 극장 설립 259년 만에 여성 음악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1763년 5월 개관한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 극장에 역사상 최초로 여성 음악 감독이 취임한다고 2일 가디언이 전했다. 그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여성 지휘자 옥사나 리니브(43)다. 그는 오는 22일부터 음악 감독으로 재임해 3년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리니브는 “볼로냐 시립 극장의 연락을 받고 내가 그곳의 첫 여성 지휘자가 된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며 “첫 여성 감독이 탄생하는 이 역사적 전환점의 일부가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니브는 “(볼로냐 시립 극장) 재임 기간 동안 더 많은 젊은이들이 오페라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위치한 브로디에서 음악가 부모의 영향을 받고 자라난 리니브는 16살 때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이후 음악학교에 진학한 그는 “당시 지휘자·교사 등이 다 남성이었고 여성 음악가들이 활약하기에는 힘든 상황이었다”며 “우리가 가르침을 얻거나 조언을 구할 만한 여성 음악가들의 사례가 전무했다”고 말했다.
리니브는 현재 사회가 평등권 주목하게 되면서 상황이 나아진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날 오케스트라에서는 여성을 예전보다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며 “젊은 여성 지휘자는 주저하지 말고 기회를 잡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니브가 ‘금녀의 벽’을 깨뜨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리니브는 지난해 7월 145년의 역사를 지닌 독일 바이로이트 오페라 페스티벌을 통솔하는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