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가동률 60%에도 위험도는 최고 단계… 오미크론 국내 첫 사망

입력 2022-01-03 20:47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병실 교대근무를 위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지표의 뚜렷한 개선세에도 방역 당국이 다시 한번 코로나19 위험도에 최고 단계를 매겼다. 여전한 위중증 환자 규모와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에 따른 진단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위중증·사망 사례도 보고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6일~이달 1일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가 ‘매우 높음’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4주차부터 6주 연속으로 동일한 평가다. 다만 비수도권 상황은 위험도 ‘중간’으로 한 단계 하향됐다.

세부 지표는 대부분 전주 대비 호전됐다. 국내 발생 확진자는 23% 줄었고 감염재생산지수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1 미만을 유지했다. 수도권의 의료역량 대비 환자 발생 비율은 11월 말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도 476명으로 집계돼 600명대를 기록했던 직전 3주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전국 위험도가 최고 단계를 기록한 배경에는 여전히 1000명을 넘는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가 있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전국 62.4%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15명으로 집계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병상이라는) 분모가 늘어난 게 최근 의료체계 가동률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며 “(중환자) 수가 줄어든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국내 오미크론 확정 사례는 이날 111명 늘어 누적 1318명이 됐다. 국내 최초로 관련 위중증, 사망 사례도 각각 두 명과 한 명 보고됐다. 사망자들은 광주 소재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집단감염에 휘말린 90대 고령환자다. 지난달 27일 먼저 숨진 A씨가 사후에 오미크론 사례로 확정됐다. 이틀 뒤 숨진 B씨는 추가 검사가 불가능해 역학적 연관 사례로 분류됐다. 위중증 환자는 해외에서 입국한 70대로 확인됐다. 이들 셋은 모두 백신을 2차까지 맞았다.

정부는 늦어도 다음 달에 오미크론이 국내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유입 확진자 10명 중 7명꼴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되면서 지난주 검출률은 8.8%까지 높아졌다. 순수하게 국내 감염만 따지면 오미크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더 빠르고 강해진 방역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방역 혁신을 거듭 주문했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방역 당국은 그 일환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보다 널리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항원검사 확대를 고려할 수 있으나 그전까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기호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도 무증상자 선별이든 유증상자 검사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우선으로 하되 48시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등의 상황에 한해 사용을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