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멕시코주의 유명 관광지인 샌디아 파크 정상에서 지난해 마지막 날 근무를 마친 직원들이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던 중, 고장난 케이블카 안에 갇혀 새해를 맞이하는 일이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샌디아 파크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밤 10시쯤 이상 작동으로 운행이 중단됐었다고 2일 보도했다.
공중에서 고장이 난 2대의 케이블카에는 모두 21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이 중 19명은 산 정상 레스토랑의 직원이었고, 나머지 2명은 케이블카 회사 직원이었다.
레스토랑 직원들은 사고 당일 저녁 9시쯤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기상 악화로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폭설이 내렸지만, 새해를 앞둔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직원들은 케이블카에 갇힌 초반만 해도 새해가 되는 순간 함께 ‘해피 뉴 이어’를 외치며 동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케이블카는 다시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밤이 깊어지면서 영상이었던 실내 온도도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중에 매달린 케이블카는 강풍 탓에 심하게 흔들렸다.
경찰에 사고가 접수된 건 새해로 넘어간 새벽 3시쯤이었지만,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눈보라가 치는 상황에서 헬기를 띄울 수 없어 케이블카가 정지된 부근까지 구조대가 등반하는데 4시간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1일 오후, 케이블카가 작동을 멈춘 지 12시간이 지난 뒤에야 전원 구조됐다. 여름용 샌들을 신는 등 추위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였던 직원들은 비상용 담요를 꺼내 덮고, 수중에 가지고 있던 젤리와 과자 등을 나누며 구조를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카에 갇혔던 한 직원 샌토스는 “새해 첫날은 집에서 친구들과 보내고 싶었다”며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