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적쇄신 극약처방…김종인 사의 표명 놓고는 혼선

입력 2022-01-03 18:31 수정 2022-01-03 20:09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 있다. 2022.1.3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3일 전면 쇄신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집안싸움에다 부인 김건희씨 논란 등으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극약처방을 꺼내 든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4일 일정까지 전면 취소하면서 선대위 쇄신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와 공개 충돌해 온 이준석 대표의 책임론과 함께 사퇴 요구가 분출되기 시작한 데다 최고위원 추가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대혼돈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원내 지도부도 의원총회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성동 사무총장과 선대위 산하 6명의 총괄본부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도 사퇴를 선택했다. 당직을 가진 의원들도 모두 사퇴했다.

다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사의 표명 여부를 놓고선 혼선이 빚어졌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지도부가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도 사의 명단에 포함됐다고 알렸다가 이를 번복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종인 위원장과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 사이의 소통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쇄신 방침을 전격적으로 밝히자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기성세대가 잘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청년세대와 공감하는 자세로 새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2030세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조치다. 윤 후보는 신 부위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총에 참석해 “윤석열 후보에게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을 겪어보니 도저히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와 면담을 가진 뒤에는 “윤 후보가 ‘사전에 좀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선대위 전면 쇄신과 관련해 사전에 윤 후보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이 의총에서 “‘(윤 후보에게)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발언에 대해 윤 후보가 “아바타 후보” “허수아비 껍데기”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문동성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