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승객이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가 ‘먹튀’를 당했다는 택시 기사들의 호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얼굴 사진까지 찍은 승객에게 먹튀 피해를 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택시요금을 먹튀 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하나 올라왔다.
택시기사 A씨는 지난 2일 새벽 2시 35분쯤 광명역 부근 양지사거리 근처에서 택시를 잡는 승객을 발견했다.
그는 집 근처이고 피곤하기도 해서 갈등했지만, 승객이 추운 날씨에 외투도 걸치지 않은 상태라 그 승객까지 태워주고 퇴근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승객의 목적지는 강남역 근처. A씨는 20여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고 승객에게 결제를 요청했으나 승객은 A씨에게 지금 돈이 없다며 집에 가서 돈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A씨는 그냥은 보낼 수 없어 신분증 등 뭐든 맡기로 가라고 했지만 승객은 지갑도, 핸드폰도 없다며 막무가내였다고 전했다. 그는 고심 끝에 승객의 얼굴을 사진 찍기로 결정했다. A씨는 “설마 얼굴 사진을 찍는데 도망갈까 하고 안이한 생각에 사진만 찍고 다녀오라고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나 애타는 마음으로 승객을 기다린 A씨의 기대와 달리 승객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그냥 독하게 마음먹고 경찰을 불렀어야 했는데 얼마 하지도 않는 돈 때문에 경찰을 부르기도 그랬고 설마 돈 2만 6000원에 줄행랑을 칠까 생각도 했다”며 “정확히 35분을 기다렸다. 요금이 계속 올라가 영수증을 출력하고 10분을 더 기다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내리자 A씨는 “연초부터 여러 사람 피곤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아 경찰 신고는 포기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 괘씸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커뮤니티에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치킨 한 두 마리 먹은 셈 칠 수 있는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큰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꼭 신고해서 처벌받게 해라”, “경미한 처벌이라도 안 받으면 또 다른 피해자 생긴다”, “먹튀가 유행인가”, “돈도 돈이지만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받아야 한다”, “정초부터 뭐 하는 짓이냐”, “돈 3만원에 왜 그러냐” 등 비판을 이어갔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