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에 위치한 면암 최익현 선생의 고택에서 고문헌 2만여 점이 발견됐다.
3일 청양군에 따르면 이번 유물은 군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함께 수행한 모덕사 소장유물 기록화 사업을 통해 발견됐다. 모덕사는 면암 선생의 항일투쟁과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14년 건립됐다.
유물은 선생이 1900년 경기도 포천에서 충남 정산(청양 목면)으로 이주해 기거했던 중화당(사랑채)에서 나왔다. 중화당 내에 있던 나무 궤짝 10여개 안에 수북이 쌓인 상태로 발견됐다.
청양군 관계자는 “유물이 발견된 곳이 사유지이기 때문에 후손들의 동의를 얻어 조사를 진행했다”며 “열쇠로 잠긴 궤짝을 열어보니 엄청난 양의 문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문헌 중에는 면암 선생이 충청도 신창현감 재직 시 작성한 공문서, 중앙 관료 생활 때의 기록, 선생의 교우관계와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간찰, 제주도·흑산도 유배 생활 당시 남긴 기록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특히 후손이 직접 사용하던 12폭의 수묵화 병풍은 면암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생의 장남인 최영조를 비롯해 최원식, 최병하 등 후손들이 남긴 문서도 발견됐다.
충청권에서 이처럼 많은 양의 고문헌이 발견된 것은 논산의 명재 윤증 고택 이후 처음이다.
군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함께 유물에 대한 전수조사와 기록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양군 관계자는 “면암 선생이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높은 위상에 비해 학술연구와 정책사업은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기록화 사업 등을 통해 면암 기념관의 전시콘텐츠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청양=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