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윤석열 후보에게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도저히 이렇게 갈 수 없다”며 본인은 물론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변해야 한다며 전면적인 쇄신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를 두 달 앞둔 개편인 만큼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그런 혼란을 겪지 않으면 선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 선대위를 구성해 3월 9일을 향해 총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演技)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과거에 여러 번 대선을 경험했지만, 후보가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할 것 같으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고 늘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선거운동을 해서는 절대로 선거에 이기지 못한다”며 “후보가 자기 의견이 있다고 해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대위 운영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후보 눈치를 볼 것 같으면 선거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며 “후보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을 기해 나타난 여러 가지 여론을 1월 말까지 다시 원래 상황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선대위 전면 개편 방침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지 딱 한 달이 돼가는데 여론조사에서 보듯 윤 후보가 위기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진단하며 “대선까지 두 달 조금 더 남았는데 원래 상황으로 가지 못하면 안 된다. 선대위 자체도 쇄신해야겠고 당도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보면서 과연 우리 의원들이 내가 국민의힘이고 국민의힘이 잘못되면 내가 잘못된다는 느낌을 과연 몇이나 갖고 있느냐 하는, 매우 의심을 품고 살았다”며 “의원들이 각성해 어떻게든 선거에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충분하게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6월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 참패는 물론 당이 존폐의 갈림길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작년 총선 패배 후 그동안 무엇을 느꼈는지 되돌아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선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연 당 존재가 유지될 수 있나 염려를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이 끝나면 바로 지자체 선거다. 대선이 지자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너무나 잘 알 것”이라며 “총선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생각하던 끝에 선대위 전면 개편을 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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