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역화폐 동백전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조6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국비 지원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비를 대거 투입해 동백전 발행 규모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월 개인 충전 한도는 50만원으로 조정되며 캐시백은 월 최대 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동백전 캐시백 요율은 현재와 같이 10%로 적용할 전망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동백전 개인 충전 한도를 상반기(1~6월) 30만원으로 운영해 왔으나 추석 명절과 단계적 일상회복을 맞아 침체한 지역의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충전 한도를 60만원, 100만원으로 상향 운영해왔다.
올해는 정부 지원율 감소(8%→4%)로 인한 국비 지원이 대폭 축소되면서 개인 충전 한도를 지난해 상반기와 같이 30만원으로 조정하는 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역화폐 동백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충전 한도를 50만원으로 확대 조정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충전 한도 조정 없이 이를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동백전은 부산시가 발행하는 모바일 기반 카드형 지역화폐로, 2019년 12월 30일 지역자본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증대를 위해 출시했다. 부산지역 내 동백전 사용 가맹점으로 등록된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백화점, 대형할인점, 기업형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동백전으로 사용하면 연말정산 시 30%(전통시장 40%)의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동백전 누적 발행액은 2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시는 단순 결제 플랫폼에서 벗어나 확장성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 지난해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동백몰과 동백전 기부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지난달부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골목 특화 카드와 택시호출서비스인 동백택시, 관광 상품권 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 공공 배달 앱인 ‘동백통’이 이달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동백전을 통한 경제유발 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내년에도 1조6000억 원 규모의 동백전을 발행한 만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 힘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 동백전은 시민과 소상공인이 상생 발전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