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진객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의 군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철원 DMZ(비무장지대) 두루미 탐조 관광이 2년 만에 재개됐다. 두루미 탐조 관광은 2019년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중단됐으며, 이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년간 운영하지 않았다.
철원군은 민간인통제선 안에 있는 삽슬봉(아이스크림 고지) 두루미 탐조대를 이달부터 다음 달 말까지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철원평야 한가운데 위치한 삽슬봉은 한국전쟁 당시 산이 녹아내릴 정도의 포탄이 쏟아져 ‘아이스크림 고지’로 불린다.
철새 탐조는 평화전망대와 삽슬봉 두루미 탐조대, 철원평화문화광장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2시간가량 소요된다. 동송읍 양지리에 있는 DMZ두루미평화타운에서 방문접수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같은 곳에서 매일(화요일 휴무)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출발한다. 1회당 탐조 인원은 32명이다. 무분별한 탐조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18인승 친환경 전기버스 2대에 나눠 타고 탐조 여행에 나선다.
철원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다.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두루미와 재두루미, 쇠기러기, 독수리 등 겨울 철새가 찾는다. 올해는 두루미 1000여마리와 재두루미 5700여마리가 찾아와 논과 저수지, 한탄강을 옮겨 다니며 겨울을 나고 있다. 두루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로 전 세계적으로 2700여마리가 생존해 있다. 이중 절반가량이 매년 철원에서 월동한다.
많은 철새가 철원을 찾는 것은 잠자리와 휴식처로 천혜의 장소인 한탄강과 338㏊ 넓이의 드넓은 토교저수지가 있어서다. DMZ에 인접해 사람의 간섭과 환경오염이 없는 데다 주변에 드넓은 먹이터인 철원평야가 있는 것도 그 이유다. 군은 추수가 끝난 논에 물을 대 무논을 유지하고, 볏짚을 남겨두는 방법으로 먹이를 공급하는 등 겨울 철새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탐조대에서는 망원경을 통해 두루미와 재두루미, 독수리 등 겨울 철새의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며 “많은 탐방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