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간 李·尹 “주가조작 엄벌”…‘개미 표심’ 잡기 나서

입력 2022-01-03 11:42 수정 2022-01-03 14:27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나란히 새해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개인투자자 표심잡기에 나섰다.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30 등 청장년층의 다수가 주식시장에 관심이 높은 ‘개미투자자’라는 점에 주목,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 시장 개장식 및 증시 대동제’에서 “1000만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소외감, 심하게 말하면 배신감을 느껴서 다른 공정한 시장을 찾아 떠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그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가 조작이나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 행위를 매우 엄단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자본시장이 매우 디스카운트돼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그 원인을 제거하고 자본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 국부를 늘리는 길이고 국민들께 투자의 기회를 드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우리가 (코스피) 3000시대에 도달했지만 4000시대를 넘어서 5000포인트 시대를 향해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한겨울에 밀짚모자를 사라는 얘기가 있다. 저평가 우량주·가치주를 사면 언젠가 제자리로 갈 것으로 믿고 투자하길 기대한다”면서 “잠깐 유행한다고 부실 작전주를 사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 저도 우량 가치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 신호 버튼을 누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 역시 주가 조작에 대한 엄벌을 강조했다. 그는 “주가 조작으로 얻은 범죄수익은 확실히 환수하고, 이에 가담하는 이는 증권·금융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각오를 갖고 문제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과정에서 외환거래 불편, 투자자 등록 의무화, 공매도 활용 어려움 등 선진시장에 투자할 때와 비교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기업실적에 비해 뒤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회계 처리의 낮은 신뢰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퇴직·개인연금 등이 자본시장에 투자돼 결실을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세제 혜택도 잘 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외 투자자가 장기간 투자할 수 있도록 선진시장에 걸맞은 자본시장 외환제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불공정거래 엄벌, 장기보유제 세제혜택을 통한 주식양도소득세 완화책을 제시한 바 있다. 윤 후보도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할 시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서킷브레이크’ 도입을 제안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고승범 금융위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과 증권·파생상품업계 및 관계기관 임원 등도 참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