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격차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우위를 보이게 된 주요 원인으로 상대측 실수를 짚었다. 좀처럼 정리되지 않는 국민의힘 당내 내홍 사태와 윤 후보의 말실수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보이는데 기분이 어떤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1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당혹스러운 측면이 있다. 오히려 경계해야”라며 “우리가 며칠 사이에 잘할 수 없지 않겠느냐. 갑작스럽게 변화가 있기보다는 상대 실수로 인한 반사이익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언급된 여론조사는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한 것이다. 이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34.9%를 기록하며 윤 후보의 26.0%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8.9% 포인트로 오차범위(±3.1%p) 밖이었다.
이 후보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계속 반대하면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정부가 끝까지 반대하면 방법이 없다”면서도 “정부가 추경할 것으로 본다. 윤 후보가 50조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0조원 지원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제적 지원에 대한 여야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야당은 사실 특검할 생각이 없다. 민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특검을 자기들이 임명하게 해 달라는 건 공정성을 훼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성역 없이 공정하게 하자는 취지로 그런 차원에서 하루빨리 (특검을) 하자는 것”이라며 “야당이 특검 안 하면 토론 안 하겠다는 태도로 나오는데, 둘 다 안 하기 위해 작전을 쓰는 게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대부분이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높게 나타난 부분과 관련해선 “야권이 포지티브 경쟁에 자신이 없다 보니 선거전 전체를 (네거티브 쪽으로) 이끌고 가려 하고 있다. 피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워 담고 싶은 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언급했던 발언을 거론했다. 그는 “주워 담아야겠다 까진 아닌데 ‘많이 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영 흑백논리가 아니고 있는 대로 보자는 취지에서 말한다는 게 적절치 않은 사례를 들었다. 제 잘못이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