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이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이건희 컬렉션 등 굵직한 10여 개의 기념전시회를 연중 선보인다. 1992년 8월 최초의 지역 공립미술관으로 문을 연 시립미술관 30년 이립(而立)의 궤적을 함축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담아온 시립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 전시회를 다양하게 마련한다”고 3일 밝혔다.
1992년 8월 개관 이후 같은 해 11월 상설전시관, 95년 비엔날레관을 신축한 시립미술관은 2007년 중외공원 본관을 신축해 새로 문을 열었다.
2008년에는 상록전시관, 2009년 중국 북경창작센터, 2012년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갤러리 GMA를 개관한 데 이어 2016년부터는 광주시립사진전시관, G&J 광주전남전시실, 청년예술인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시립미술관 측은 그동안 지역 미술문화 발전의 구심점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해 풍성한 기념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30주년 기념전시회는 우선 4월19일부터 7월 10일 까지 1, 2부로 나눠 진행한다. 30여 명의 유명 작가가 참여하는 1부 전시는 30년간 국내 현대미술의 변화 흐름과 다원화 현상을 광주 미술의 시각에서 다룬다. 세대를 뛰어넘는 작가 구성을 통해 지역 미술의 확장성을 탐색하게 된다.
전시관 1층 로비공간까지 전시공간으로 확장해 막을 올리는 2부 전시는 당시 전국 최초의 공립미술관 탄생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기증된 다른 지역 작가 작품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다. 국내 미술계에 퍼진 기증 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다.
30주년 기념전과 함께 광주시와 미국 샌 안토니오 자매결연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 등도 마련된다. 미국 현지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는 자매도시인 샌 안토니오 아트페이스에서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열릴 예정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이건희 컬렉션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6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첫 순회전으로 꾸며진다.
10월에 개최하는 이건희 컬렉션은 지난해 2만여 점의 기증으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소장작이 화제가 된 직후 5명의 작가 작품 30점이 시립미술관에서 첫선을 보인 데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시립미술관에서는 지난 7월29일부터 8월 15일 까지 ‘아름다운 유산-이건희 컬렉션, 그림으로 만난 인연’ 전이 열린 바 있다.
전국 순회전을 시작하는 광주 전시회에서는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이상범 변관식 유영국 등 한국 화단의 대표작가 40여 명의 작품을 직관할 수 있다. 기념전에 앞서 4월부터 6월까지는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 호남 서양화 화단의 거두 임직순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개최된다.
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팬더믹을 감안해 모든 전시회는 온라인 전시도 병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승보 시립미술관장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공립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되돌아보고 향후 100년의 청사진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예술을 통해 긍정적 영감을 주기 위한 30주년 기념 전시회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