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공개 일정 전면 취소…선대위 개편 돌입

입력 2022-01-03 10:30 수정 2022-01-03 13: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맨 오른쪽)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과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choijh@kmib.co.kr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선대위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앞서 이날 오전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에 역전당하며 사실상 윤 후보의 ‘데드 크로스’라는 위기감이 커지자 특단의 대책 마련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3일 “윤 후보는 현재 이후의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며 “추후 일정이 재개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서민금융 살리기 정책 공약을 발표한 뒤 오후엔 국회에서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와 의원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일정 취소 이후 김 위원장과 함께 선대위 개편을 비롯해 인적 쇄신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본부장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금태섭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은 “통상적인 땜질식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김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 작업과 관련해 ‘강한 그립’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선대위 개편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반드시 후보한테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면)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는 거 아니냐”며 “(윤 후보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 내가 판단한 기준에 의해서 내가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선대위 개편 방향에 대해 “어떤 방법일지는 내가 하는 걸 결과를 보면 안다”며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기준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갑작스레 일정을 취소한 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선대위를 떠나 윤 후보 비판 행보를 이어왔던 이준석 당 대표의 선대위 재합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선대위 재합류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누구도 가정법으로 대화해선 안 된다”며 “오늘 우리 당 선거 과정에서 굉장히 여러 중요한 판단이 이뤄지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하루”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추이에 대해선 “최근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조금의 구조적 문제가 작용했다고 보고, 후보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당과 선대위 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후보가 훌륭한 조력을 받으면 당연히 국민의 신뢰를 받는 후보이니 상당한 지지세를 수치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나 쇄신안을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후보는 당사 앞에서 일정 취소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