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어린 강아지가 돌덩이에 묶인 채 꽁꽁 얼어붙은 강 위에 버려진 사건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3일 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해 첫날부터 인간답지도 못한 인간을 마주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경기도 화성의 한 시민 A씨의 제보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4시30분쯤 한 남성이 얼어붙은 강으로 걸어 들어가더니 강 위에 큰 돌을 놓고 생후 2~3개월 된 새끼 강아지의 목에 감겨 있던 노끈을 돌에 묶은 뒤 유유히 홀로 강을 빠져 나왔다.
A씨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남자를 뒤쫓아 갔으나 이미 남자는 사라졌고, 새끼 강아지만 젖은 채 울고 있었다”며 “(강아지가) 얼어 죽길 바라거나 강이 녹아서 돌이 떨어지면 같이 물에 떨어져 익사하게 하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돌에 묶고 꽁꽁 언 강 위에 올려놓은 것 자체가 학대”라며 “당일 반려견과 놀러왔는데, 옷 입은 강아지도 떠는 날씨였다. 잔인한 그 남자의 의도가 궁금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보를 받고 강아지를 구조한 ‘도로시지켜줄개’ 측은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다”며 “무거운 돌과 강아지를 정교하게 묶어 언 강 위에 놓은 건 누가 발견하라고 한 짓이 아닌 죽이고자 한 행동이다. 엄연한 동물학대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단체 측은 강아지 건강 상태에 대해 “1일은 새해 첫날이라 대부분 병원이 문을 닫아 오늘 병원에서 기본적인 검사를 했는데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어제 대변에서 기생충이 나오는 걸 보니까 그동안 관리는 못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체는 강아지의 이름을 ‘떡국이’라고 지었다고 밝히며 입양에 관심을 부탁했다. ‘도로시지켜줄개’ 측은 “새해 첫날 주인에게 버려졌지만, 떡국이에게 무서운 기억을 지워주실 사랑 넘치는 입양처와 책임감 있는 장기 임시보호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를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힐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