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론에만 안 기댄다…윤석열 “저부터 바꾸겠다”

입력 2022-01-02 17:09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새해 일성으로 “저부터 바꾸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1일 선거대책위원회 신년 회의에서는 구두를 벗고 예정에 없던 큰절을 올리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권교체 여론이 흔들리고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에만 기대는 듯한 오만한 이미지를 지우고, 구체적인 정책 제시를 통해 민생·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2일 공정 일자리 창출,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정책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선진국이 됐지만 청년세대에게는 불안과 절망의 시대”라며 “청년 문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일자리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당시 불거졌던 논란을 거론하며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 일자리 공정성 문제에 주목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 공약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비과학적 방역 조치로 수백만 자영업자의 희생을 강요했다”고 비판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들어서면 저녁 9시 이후 영업금지와 같은 비과학적 방역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 개개인에게 ‘마이 AI’라는 고유 계정을 부여해 복지·건강·의료·일자리 등 모든 행정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사이트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몰라서 복지 혜택을 놓치는 일이나 관공서 여러 군데를 다니느라 속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소상공인 지원책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지역과 업종, 매장 규모별로 영업 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데이터화해야 한다”며 “문재인정부는 피해 보상을 하는 데 있어서 데이터나 과학적 기반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후보 메시지를 앞으로 직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후보 비서실이 후보 성향에 맞춰서 메시지를 만들었는데, 선거 때는 후보 성향에 맞추면 안 된다”면서 “내가 모든 연설문이나 메시지를 직접 관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윤석열의 나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지지율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구체적 방안들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의 일관성을 앞세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도 꾀할 예정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부동산 등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는 일관성과 신뢰성 있는 정책을 냄으로써 안정감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