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최전방 철책 뚫고 월북…軍, 3시간 동안 몰라

입력 2022-01-02 12:03 수정 2022-01-02 13:43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은 경기 연천군 육군 제 25보병사단에서 장병들이 GOP통문을 열고 DMZ로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1일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지역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월북자가 철책을 넘는 모습이 감시장비에 포착됐는데도 군 당국은 3시간가량 월북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어제 오후 9시20분쯤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 병력을 투입, DMZ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4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후 월북 과정을 확인하면서 같은 날 오후 6시40분쯤 해당 인원이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는 장면을 과학화 경계감시장비가 포착했던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군은 즉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CCTV 감시병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철책을 넘을 당시) CCTV에 포착됐는데 당시 CCTV 감시병이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재생 과정에서 월책 모습이 확인됐다”고 했다.

아울러 철책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광망체계 경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했지만, ‘철책에 이상이 없다’고 자체 판단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북자는 오후 6시40분쯤 철책을 넘은 뒤 약 3시간 가까이 군의 감시 없이 DMZ 안을 활보한 것이다. 군은 오후 9시20분쯤 신병 확보 작전에 돌입해 1시간20분 동안 작전을 펼쳤지만 결국 월북을 막지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초동조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하는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며 현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요원들이 현장에 급파됐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월북자의 신원과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은 해당 부대 병력 인원 확인 결과, 이상이 없다는 점을 토대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탈북민 여부 등도 파악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이날 오전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다. 합참은 현재까지 북한군 특이동향은 없다고 알렸다. 다만, 월북자가 MDL을 넘어간 이후에 북한 지역에서 신원 미상 인원 4명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다만 월북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지 등은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