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거부…이해못한 여친 헤어졌다”는 서울대생

입력 2022-01-02 07:16 수정 2022-01-02 09:50

서울대 대나무숲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자가격리 등 방역지침을 거부하려다 여자친구와 논쟁 끝에 헤어졌다는 사연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한 달 정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6시간 입국 차이로 10일 자가격리에 당첨됐다”며 글을 시작했다.

지난해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사라졌다가 12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정부가 10일간의 자가격리 방침을 다시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A씨도 이에 해당했던 셈이다.

페이스북 캡쳐

그는 “처음부터 순순히 자가격리를 따를 생각이 없었다”면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현금을 뽑은 뒤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다고 했다. 여자친구가 이유를 묻자 A씨는 “자가격리 하는 동안 나가서 카드를 쓰면 걸릴 테니 현금을 쓰기 위해 그랬다”고 답했고, 이에 여자친구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내 입장에선 전혀 잘못이 아니라고 답했다. 여자친구는 끝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지탄했다”면서 자가격리 3일 차에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고 썼다.

그는 “결국 ‘개인의 자유냐 공공의 이득이냐’라는 문제”라며 “국가는 필연적으로 국가라는 존재를 지탱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말살한다. 그러면 개인은 거기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존재는 무의미해진다”며 “나의 가까운 사람이 공익을 우선으로 두고 나를 심판하려는 태도는 참을 수 없다”고 헤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A씨 글을 놓고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많은 누리꾼은 “모두가 잘 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도 안 지키면서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불법이고 방종” “이기적인 것과 똑똑한 것은 한 끗 차이” 등의 비판을 이어갔다. 반면 일부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수의 횡포가 난무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 “토론의 장이 없어지는 분위기는 심각하게 봐야 한다” 등의 반론도 제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