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국내 유입된 지 한 달 만에 1000명이 넘는 누적 감염자가 나왔다. 증상은 비교적 가벼운 편에 속하지만 빠른 전파력이 입증된 탓에 우세종이 될 경우 국내 하루 확진자 수는 1만명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20명 늘어 누적 감염자 수는 1114명이 됐다. 지난 12월 1일 국내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뒤 한 달 만에 누적 1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에선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는 지난 15일 128명, 지난 28일 449명이었다. 이날 발표에선 1114명까지 늘어 최근 2주간 급격한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는 델타 변이보다 빠른 것으로 확인된다. 델타 변이는 2021년 4월22일 국내 유입이 확인됐고, 78일 만인 7월9일 1000명째 확진자가 나왔다.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셈이다.
오미크론의 국내 확산은 해외 다수 국가의 대유행과도 연관이 없지 않다. 이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국내에선 누적 감염자 1114명 중 541명이 국내감염, 573명이 해외유입 사례로 분류됐다.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해외 유입을 통한 감염도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면 이달, 늦으면 다음 달 안에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와 비교해 증상이 가볍지만 전파력은 2~3배 빠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늘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 질병관리청의 수리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전체 확진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늘어나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도 이달 말쯤부터 신규 확진자가 1만2000~1만4000명대로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는 최근의 코로나 확산세 안정을 위해 3차 접종에 속도를 내고 거리두기 연장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증가 우려에 따라 병상 확보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먹는 치료제 도입을 통해 확진자들의 중증 진행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