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스스로를 ‘슬로 스타터’(slow starter)라고 표현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후보는 1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신년 인사에서 “지난 한 해, 슬로 스타터인 저 때문에 기사를 크게 쓰실 일이 없었을 줄로 안다”며 “지난 여러 선거에서 보셨듯, 올해도 늦게 출발한 만큼의 가속도로 여러분들을 많이 바쁘데 해드릴 것 같아서 미리 양해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시즌 초반 부진했던 선수가 후반으로 갈수록 성적을 끌어올리는 ‘슬로 스타터’에 자신을 비유해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안 후보는 “쇠창살 속 두 호랑이가 먹잇감 하나를 두고 서로 물어뜯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정치의 도덕적 해이다”라며 “대한민국 호랑이가 세계를 무대로 포효할 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과학기술 중심국가 비전을 통한 국민통합이 절실하다.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통해 세계 5대 경제 강국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것이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넘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안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대선후보 다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지지율 1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10.3%를 기록,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에 진입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는 이날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후보의 도덕적인 결함, 가족의 문제, 수권 능력 등 양당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저는 반드시 깨끗한 대통령, 그리고 유능한 대통령이 되어서 이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방명록에는 “깨끗한 청와대 초격차 과학기술로 세계 5대 경제강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안 후보는 이날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장보기를 하며 새해 첫 일정을 소화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