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차 팬데믹이 정점을 찍고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률도 이전 델타 변이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남아공 정부가 이날 성명에서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많은 사망자를 내지 않고 하락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파리드 압둘라 남아공 의학연구위원회 에이즈·결핵연구소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추동한 4차 팬데믹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고 확산 속도도 약해졌다”며 “오미크론은 4주 만에 정점에 도달한 후 2주 만에 급격히 감소했다. 대유행이라기보다는 돌발적인 홍수였다”고 말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1주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300여명으로 17일 기준 2만3400명의 절반 수준이다. 웨스턴케이프, 이스턴케이프주를 빼면 전역에서 확진자가 줄었으며 확진자 입원 수도 웨스턴케이프주를 제외하고 전부 감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압둘라 소장이 소속된 연구팀은 지난 28일 오미크론 변이의 글로벌 진원지로 지목된 가우텡주 츠와네 지역의 병원 입원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대유행의 정점은 지난 5일이 포함된 주간이었다. 정점 당시 병상 점유율 최고치는 델타 변이의 절반 수준이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4일로 델타 변이 감염 환자(8.8일)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병원에 입원한 델타 변이 감염 환자 중 21.3%가 사망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환자 중에선 4.5%만이 숨졌다고 밝혔다. 월드오미터 집계에서도 남아공의 1주일 평균 일일 사망자 수는 70명 이하로, 확진자가 1000명 수준에 머물렀던 지난 10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기간 동안 사망자 증가폭이 크지 않았으며, 지난주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 중인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 모크다드 미 워싱턴대 교수는 “내년엔 (다른 지역도) 확진자가 계속 늘다가 정점을 찍으면서 힘겨운 1월을 보내겠지만 이후 확산세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남아공 정부는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 시행하던 통금 조치를 해제했다. 앞서 24일에는 확진자 접촉과 관련한 방역 규제도 완화했다.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무증상이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격리할 필요도 없다. 감염원을 찾기 위한 역학조사도 중단한 상황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