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만난 이준석, 선대위 복귀 안한다…“尹 만날 생각도 없어”

입력 2021-12-31 14:24 수정 2021-12-31 14:42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1일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해체를 주장하며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다.

김 위원장이 이 대표에게 복귀 명분을 제공해 사태를 수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복귀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선대위 내홍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가졌다. 오찬은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는 당대표”라면서 “당대표로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지 않느냐. (이 대표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복귀 여부에 대해선 “선대위로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 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선대위 인적 쇄신을 주장하면서 계속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안 할 거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의사 결정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전면적인 쇄신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선대위 전면 쇄신론은 일축하고 있다.

이 대표도 기자들에게 “특기할 만한 입장 변화는 없다. 김 위원장과 상황 공유 정도 했다”고 말했다 .

이 대표는 ‘선대위 해체 요구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가 (선대위 직책을) 사퇴한 이후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선대위 변화를 포함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 대표는 “그게 제 복귀의 전제조건도 아니고 조건부로 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만큼 선대위를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인 윤 후보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윤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해 이 대표를 따로 만나야 한다”며 “이 대표의 요구가 무엇인지 들어보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현 상황에 대해 “갈등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는 2박3일간 진행된 대구·경북 및 충북 지역 일정을 마무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각자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서 당대표로서 맡은 역할을 잘 해내면 얼마든지 시너지를 갖고 선거 캠페인을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