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보이콧” 아미가 BTS NFT 반대하는 이유

입력 2022-01-02 06:00 수정 2022-01-02 06:00
방탄소년단(BTS). EPA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 뮤직 모기업 하이브의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진출에 관한 팬클럽 ‘아미’의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3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보이콧 사유는 NFT 발행을 위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채굴의 환경 파괴 그리고 가치 변동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울발 보도에서 “BTS 팬들이 하이브의 NFT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를 낸 해시태그는 지난해 11월 트위터 트렌드 상위권에 올랐다”며 “그 움직임이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비판론 대부분은 가상화폐 채굴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심각하다는 데 있다. 이는 유엔 총회 연설을 포함한 BTS의 기후 행동주의와 부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선 ‘#BoycottHybeNFT(하이브 NFT 보이콧)’, ‘#ARMYsAgainstNFT(아미는 NFT에 반대한다)’는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BTS가 사실상 처음으로 부딪힌 아미의 반대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BTS는 세계 수천만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음악 산업에서 가장 큰 수익성을 가진 아티스트다. 하이브는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상품을 생산한다”며 NFT 보이콧 이전까지 달랐던 아미의 절대적 지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4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식 86만1004주를 약 50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하이브가 밝힌 주식 취득 목적은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및 NFT를 포함한 신규 사업 공동 추진”이다. 하이브는 이를 통해 BTS를 포함한 자사 아티스트의 디지털 콘텐츠를 NFT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미는 NFT의 본질인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컴퓨터를 활용한 채굴 과정에서 늘어나는 전기사용량은 가상화폐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국과 인도 정부는 자국 통화를 위협하는 요인 외에도 ‘공장식 채굴장’ 주변 주거지 전력난을 이유로 가상화폐를 금지하고 있다.

BTS의 디지털 콘텐츠를 소유하면 가상화폐 가치 변동성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는 점도 아미가 하이브의 NFT 발행을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미국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27세 아미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의 가치 변동성을 생각하면 BTS의 NFT 기념품이 재정적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것(재정적 위험)을 강요하는 건 팬들에게 약탈을 당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두나무는 적어도 탄소 발생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BTS의 NFT 발행·거래 플랫폼에 대해 “채굴에 덜 의존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탄소 발자국을 거의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