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7주 연속 ‘팔자’가 ‘사자’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서울의 거래절벽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매도자가 늘어도 대세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관망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4주차(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지난주 93.9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9월 16일 93.0을 기록한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지면 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사겠다는 주택수요자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3주차(15일) 100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번 주까지 7주 연속 매도자 우위상태를 유지했다.
매도자 우위상태가 짙어지는 가운데, 거래량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거의 집계가 마무리된 지난달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355건으로 지난 9월(2706건)의 반 토막 수준이다. 일부 하락거래가 발생하고 있지만, 대세 하락이 굳어졌다기보다는 관망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도심권(중구·종로구·용산구 등) 매매수급지수가 90.6을 기록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91.6에 비해 1.0포인트 더 떨어졌다.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도 90.8로 지난주(91.2)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 동북권(노원·도봉·강북구)도 93.4에서 93.2로 하락했다. 영등포·양천·구로·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도 95.4에서 94.9로 지난주보다 더 떨어졌다.
특히 고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지난주 94.6에서 이번 주 94.0으로 하락했다. 대출 규제로 서울 외곽 지역 집값 상승 속도가 더뎌진 후에는 동남권이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해 왔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세종은 이번 주 78.5까지 떨어졌다. 2015년 3월 2주차(9일) 76.3 이후 약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주 81.1보다는 2.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5.7을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고,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98.7로 2주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