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지지율, 60대 빼고 포위…수비만 하다 자살골”

입력 2021-12-31 05:39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복도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고령층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서 하락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대해 “60대 빼고는 이제 다 포위당했다”며 당 선대위의 득표 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선수가 하프라인 뒤에 있다. 골키퍼 주변에 모여서 누군가의 발에 맞고 자살골이 들어간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참 어안이 벙벙하다”며 “60·70대에 10·20·30대를 더해서 세대 포위론, 세대 결합론을 이끌어왔는데 무슨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인지 선대위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은 10·20대를 다 잡아놓은 고기라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포위’가 된 상황에 대해 “내가 그걸 보고있으면 황당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의 언급은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와 전날 발표된 서울신문 의뢰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60대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는 ‘세대 역포위’에 처한 상황을 두고 나온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9.5%로 한자릿수까지 추락했다.(NBS 27~29일 실시, 한국갤럽 27~28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득표전략 부재 성토…“다들 수비만”
이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내가 당대표를 하면서 11월까지 어떤 조사를 봐도 우리가 50% 이상을 (20대) 거기서 득표하니 다 잡은 고기라는 잘못된 인상을 준 것 같다”며 “오늘 조사를 보면 (윤 후보측) 그분들이 얼마나 오판했나 보면 60대를 빼고는 이제 다 포위당했다”고 탄식했다.

당 득표 전략의 부재도 꼬집었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는 골을 넣고 덜 먹는 게 작전인데, 우리 당의 득표전략을 누가 담당하는지가 모호하다”며 “굳이 축구에 비유하자면 모든 선수가 하프라인보다 뒤에 있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골키퍼만 바라보고 해바라기처럼 모여 가지고 패널티 에어리어 주변에 11명이 다 모여 있다”며 “상대 팀 입장에서는 패널티 에어리어 언저리에 공을 치면 누군가의 발을 맞고 자살골이 들어간다”고 당 내부를 향해 비판 메시지를 보냈다.

“‘매머드’ 선대위 해체”…후보 교체론은 일축
선대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그는 덩치만 크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차원에서 선대위를 ‘매머드’에 빗대 “우선 매머드가 문제다. 잡아야 한다. 먹기만 많이 먹고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며 거듭 선대위 해체론을 제기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수정·신지예·김민전 등의 인사를 정리하라는 거냐’고 묻자, 이 대표는 “그 사람들을 모셔놓고 해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며 “그러니까 해체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체 해체를 해야지 그분들도 기분이 안 나쁘죠”라고도 언급했다.

대안에 대해서는 “말을 새로 뽑아오든, 개썰매를 끌고 오든 딴 것을 타고 다녀야 한다”며 “뭐든 다른 형태로 전환해야지 이 매머드를 타고 다니면 (선거) 끝난다”고 지적했다.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조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취지다.

당내 일각의 후보 교체론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후보를 교체하려면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당대표로서 회의를 주재해 의결해야 되는데”라며 “나는 그럴 의사가 절대 없고, 그렇게 후보를 교체하면 그 선거는 진 선거”라고 일축했다. 이어 “최대한 우리 후보가 길을 잡아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