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사진 걸고 행진…中, 방역 방해자들 ‘공개 망신’

입력 2021-12-31 00:10 수정 2021-12-31 00:10
웨이보 캡처.

중국 지방 당국이 밀입국을 도와준 용의자 4명의 목에 대형 사진을 걸고 거리를 끌고 다니며 공개적으로 망신주기를 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칸칸신원 등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광시좡족자치구 징시(靖西)시 당국은 밀수와 밀입국 등의 용의자 4명에게 방역복을 입혀 거리를 걷게 하는 ‘망신주기 조치’를 취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용의자 4명 중 2명은 중국인, 2명은 베트남인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2명은 지난 10월 베트남인 2명을 중국으로 밀입국시키려다 공안에 적발됐다.

베트남인 2명 중 한 명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로 인해 방역 당국은 해당 지역에 학생들의 등교를 중단시키고 주민 5만명을 격리하고 124명을 병원에 격리해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 캡처.

중국 당국은 이들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자신의 얼굴 사진을 목에 걸게 한 채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거리를 걸어가게 했다. 이 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며 논란을 낳았다.

해당 영상을 접한 중국 누리꾼의 반응은 강력한 조치를 ‘지지한다’와 ‘지나치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과거 중국 문화대혁명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영국 BBC는 “공개 망신 주기는 문화대혁명 당시 흔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드물다”면서 “많은 누리꾼이 이러한 방식을 지지한다는 것이 더 무섭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되자 징시시 당국은 “위법 행위에 대한 현장 경고 활동이었으며 부적절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 사법당국은 1980년대 이후 수차례 공고를 통해 거리 행진을 통한 범죄자 망신 주기를 금지한 바 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