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않고 20년 ‘제주 세 자매’…어떻게 알려졌나

입력 2021-12-30 17:39 수정 2021-12-30 17:44

제주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20년 넘게 살아 온 세 자매가 확인돼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세 자매는 최근 부친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무호적 상태인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세 자매의 어머니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일 제주시 내의 한 주민센터에 40대 여성이 딸로 보이는 자녀 세 명과 남편 사망신고를 하러 왔다.

이 자리에서 첫째 딸이 어머니(44)에게 “언제 출생신고를 해 줄 건지” 물었고 어머니는 주민센터 측에 출생신고 절차를 문의했다. 사망자 호적에 자녀가 없는 것을 확인한 주민센터 측은 세 자매 모두 무호적 상태인 것을 알게 됐다.

세 자매는 각각 24살, 22살, 15살로 확인됐다. 자매의 어머니는 주민센터 사회복지사와 면담에서 세 자녀 모두 집에서 출산했고 출산 후 몸이 안 좋아 바로 신고를 하지 못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일단 임시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기 위해 성인 자녀 2명에 대한 지문을 채취했다.

가정법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세 자매와 모친 간 친자 관계가 인정되면 출생신고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모녀에 대해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긴급지원제도와 국민기초생활보장을 신청한 상태다. 아울러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어머니를 아동학대(교육적 방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세 딸들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으면서 장기간 사회와 단절돼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 정규 교육을 한번도 받지 못하고 자랐다. 병원 진료도 공식적으로는 한 차례도 받은 기록이 없는 상태다.

제주시 및 주민센터 관계자는 “출생신고가 안 되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 받지 못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며 “그런 상태로 25년을 살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