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올해 증권시장 마지막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30일 15.66포인트(0.52%) 하락한 2977.65에 장을 마쳤다. 한때 3005.36까지 올랐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로 상승 폭을 반납했다. 개인이 9525억원 규모로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24억원, 7510억원씩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2873.47을 기록했다. 올해 3.6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월 7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어섰고, 연고점은 지난 7월 6일 기록한 3305.21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증권시장을 압축하는 키워드로 미국과 탈동조화 현상을 뜻하는 ‘디커플링’을 제시했다. 올해 디커플링이 유독 심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올해 글로벌 증시(FTSE All World) 수익률은 13.6%로, 선진증시(FTSE DM·15.9%)가 신흥증시(FTSE EM·-4.1%)를 앞질렀다.
1. 삼성바이오로직스 [20794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의약품 기업 바이오젠 인수설로 1.46%(1만3000원) 오른 9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17만여주를 기록하며 전날의 두 배를 넘었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매 등 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평가된다. 삼성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설 것이란 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삼성그룹의 바이오젠 인수설은 이날 새벽 국내 매체의 보도로 처음 제기됐다. 로이터통신 등 일부 외신도 이를 인용 보도하며 삼성그룹이 50조원 규모의 바이오젠 인수 협상에 나섰다고 전했고, 미국 증시에서 바이오젠은 9% 이상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95만9000원까지 상승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 공시에 상승 폭을 반납하고 후퇴했다.
2. SK하이닉스 [000660]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西安) 반도체 사업장 감산 소식에 전날보다 3.15%(4000원) 오른 13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전날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시안의 반도체 사업장 가동률을 낮췄다”고 밝히자 SK하이닉스에 반사이익이 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인텔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드드라이브(SSD) 사업 인수합병(M&A)의 첫발을 내디딘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인텔에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1차 마감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나머지 20억달러를 2025년 3월 인텔에 지급(2차 마감)하면 거래는 종료된다. 마감을 마치면 SK하이닉스는 인텔로의 낸드·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넘겨받는다. 내년 낸드·SSD 실적은 SK하이닉스에 편입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SK하이닉스 기업분석보고서에서 “시안 봉쇄와 삼성전자 생산설비 조정은 낸드플래시 업종의 수급 균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낸드플래시 공급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3. 안랩 [053800]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안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안랩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보다 21.5%(1만7500원) 오른 9만8900원에 마감했다. 15% 안팎을 유지했던 상승 폭이 폐장을 앞두고 늘어났다. 주가는 장중 한때 10만100원까지 치솟았다. 안랩은 1995년 안 후보가 창업한 안철수연구소의 후신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업체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테마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때 5%에 미치지 못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문턱까지 다가갔다. 한국갤럽이 서울신문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9.3%를 가리켰다. 주식시장의 ‘개미’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높은 상승률을 주가에 반영한 셈이다.
안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할 당시 안랩 주가가 요동치자 자신은 2005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으며 단지 최대주주일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안랩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로는 큰 수익을 챙기기 어렵다며 추종 매매에 대한 자제를 권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16~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70개 정치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당선자 테마주는 선거일 이튿날 상승하다가 닷새를 기점으로 초과상승분이 소멸됐다. 낙선자 테마주는 선거 당일에 하락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3분 국내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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