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최근 공개한 광고에서 서구식 고정관념에 맞춘 동양인 외모를 내세웠다며 중국 내에서 동양인 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구찌가 지난 10일 공개한 '뱀부 시리즈'의 온라인 광고에서 분홍색의 옅은 눈썹, 찢어진 작은 눈, 높은 광대를 강조한 화장을 한 모델을 사용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찌는 중국 웨이보 계정에선 모델 없이 가방만 확대한 사진을 사용했다. 그러나 구찌 트위터 계정에는 모델과 가방이 모두 나온 사진을 올렸다.
신문은 이를 놓고 “구찌가 중국 소비자와 서양 소비자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명백히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구찌가 해당 모델이 ‘서구식 아시안 외모’를 갖고 있어 중국 소비자를 화나게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인터뷰를 통해 “이번 논란은 모델 자신의 외모가 어떻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과감하거나 혁신적인 패션 스타일을 거부한다는 의미도 아니다”면서 “이 광고가 서구의 고정관념에 따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주웨이 중국 정법대 미디어법 연구센터 부주임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니거’(nigger)라는 용어가 등장할 수 없듯이 사실 서구는 우리의 금기를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손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문화에 대한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7일 중국의 유명한 한 식품회사가 눈이 길고 찢어진 모습을 강조한 여성 모델을 사용해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독일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 25일 찢어진 눈을 강조한 스타일의 모델을 내세운 광고를 웨이보에 게시해 논란이 됐다. ‘메르세데스 벤츠 모델 화장 논란’이라는 해시태그는 28일 기준 1억 7000만 뷰를 돌파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