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웹툰, 웹소설 기반의 드라마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부패한 사회를 꼬집고 이를 변화시키는 히어로가 활약하는 ‘사회고발형’ 드라마도 계속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어 해외에 K드라마의 저력을 알리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30일까지 각 방송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내년 드라마 라인업을 살펴보면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다수였다. 2018년 연재될 당시 토요웹툰 상위권에 머물며 인기를 끈 웹툰 ‘금수저’는 MBC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인생 역전을 꿈꾸는 흙수저 ‘이승천’이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되는 이야기다.
배우 이준기가 활약할 예정인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그린다. 이는 동명의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MBC에서 방영될 예정인 ‘내일’ 역시 2017년 5월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장기 취준생인 ‘최준웅’이 우연한 사고로 특별한 임무를 수행 중인 저승차사들을 만난다. 이들과 함께 ‘위기관리팀’의 계약직 막내로 일하면서 자살을 막는 이야기를 담았다. 내년 1월 14일 공개되는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웨이브 오리지널)은 논픽션 르포이 원작이며, 프로파일러들의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전문가들은 웹툰, 웹소설, 드라마간 종횡은 내년에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OTT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갈수록 웹툰, 웹소설 원작의 드라마는 많아질 것”이라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웹툰, 웹소설 지적재산권(IP)를 경쟁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원작이 성공했다고 해서 드라마도 성공하진 않는다”며 “골수팬의 응원을 받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드라마만의 고유한 또다른 재미를 넣어 변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르적으로는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정의실현형’ 활극이나 스릴러물이 계속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7일 공개되는 MBC 드라마 ‘트레이서’(웨이브 오리지널)는 대기업의 전문회계사로 일하다 국세청에 입사한 ‘황동주(임시완)’가 검은 돈을 쫓는 과정을 그린다. tvN에서 내년 2월 방영 예정인 ‘군검사 도베르만’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이 만나 군대 내의 검고 썩은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사회고발형 드라마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기대된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자본주의 만능을 비판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처럼 부패한 사회 모습 등을 담은 드라마는 국가를 초월해서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다”며 “OTT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기존 방송시스템에서 담아낼 수 없는 다양한 소재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