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국민들의 문화·여가·휴가 생활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게 여가 활동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문화예술 행사 관람 방식은 직접 관람에서 비대면으로 이동했다. 휴가 사용 방식 역시 장기·여행 중심에서 단기·휴식으로 바뀌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만 15세 이상 1만명 대상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평일 3.8시간, 휴일 5.8시간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평일은 6분, 휴일은 12분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평일은 18분, 휴일 24분 늘어난 것이다.
여가 시간에서 스마트 기기 사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일 50.0%, 휴일 39.7%로 조사됐다. 여가 시간의 상당 부분을 스마트 기기를 통해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세부 여가 활동을 보면 ‘모바일 콘텐츠·동영상·VOD시청’이 코로나 이후 크게 늘어 2019년 20.8%에서 올해 42.8%를 기록했다. ‘산책이나 걷기’도 2019년보다 10%포인트 늘어난 42.1%로 조사됐다. 다만 ‘TV 시청’이 69.0%로 여전히 가장 지배적인 여가 활동으로 나타났다.
여가 활동을 누구와 함께 하는지 묻는 말에는 ‘혼자서’라는 답이 63.6%로 가장 많았다. 2021년 월평균 여가비용은 14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7000원 줄었다.
함께 실시된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서는 올해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이 33.6%로 전년 대비 26.9%포인트 감소했다. 직접 관람 횟수도 1.4회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직접 관람률 81.8%, 관람 횟수는 6.3회였다.
반면 비대면 방식인 ‘매체를 이용한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89.1%로 나타났다. 매체 관람 횟수는 평균 32.4회로 전년 조사 때보다 6.8회 증가했다. 다만 매체 관람의 대부분은 대중음악·연예(19.7회)와 영화(11.9회)였다.
코로나는 휴가 사용 패턴도 바꿔놨다. 상용 근로자 5265명 대상 ‘근로자 휴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연차 부여 일수는 평균 14.9일, 연차 소진율은 71.6%였다.
20~30대·1인 가구·미혼 노동자에서 연차 사용이 감소한 반면 40~50대·기혼·유자녀 노동자의 연차 사용은 증가했다. 또 ‘여행 및 여가’ 목적으로 연차를 사용한 비율은 31.2%로 전년(2019년) 대비 10.2%포인트 줄었다. 대신 ‘개인 휴식’(38.7%)이나 ‘집안일’(22.0%)을 이유로 연차를 사용한 비율은 증가했다. 5일 이상 장기휴가 사용 경험률은 2019년 18.2%에서 2020년 9.4%로 대폭 감소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