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람들” 공수처 비판한 尹, ‘확정적 중범죄’ 재언급

입력 2021-12-30 14:4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 도착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 논란을 언급하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며 맹비판했다. 그는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이 같이 말했는데, 전보다 발언 수위를 높이며 공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의원 단톡방까지 털어…”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과 언론인을 사찰하면, 국회의원 보좌관만 사찰해도 원래 난리가 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심지어 우리 당 의원들 단톡방까지 털었다. 그러면 결국 다 열어본 것 아니냐. 이거 놔둬야 하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욱 공수처장을 향해서는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도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게 40년∼60년 전 일도 아니고 이런 짓거리를 하고 대낮에 거리를 활보합니까”라고 맹비난했다.

자신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했던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1년 6개월 간 282여명의 통신자료 조회를 한 검찰과 관련해선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자료제출 요구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윤 후보는 “검찰에서 좀 한 것 가지고 ‘내로남불’이라고 하지만, 1년에 형사사건이 100만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또 한 건에 수십 건의 통신 조회를 하기도 하고…”라며 말끝을 흐리다 “매년 가을 국정감사 때 의원님들이 오셔서 저희가 통계로 다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대장동 의혹 겨냥, ‘확정적 중범죄’ 또 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두고는 ‘확정적 중범죄’라고 규정했다. 앞서 윤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의 물타기 정치공세”라며 이 후보의 토론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그때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은) 확정적 중범죄다. 정권교체 못 하면 대장동에서 벌어들인 돈을 하나도 환수 못 하고, 저 돈 갖고 배 두들기며 호의호식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 도중 한 당원이 이 후보를 겨냥해 “전과자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안 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웃으며 “전과라는 것은 과거에 실수했다 치고, 저는 그 정도는 넉넉하다. 국민이 전과 4범까지는 용서 못 해도, 저는 과거에 실수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이어 “중범죄로 얻은 돈을 갖고 대통령 만드는 데 안 쓰겠느냐. 삼척동자도 다 아는 내용”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은 뭐 하는 정당이냐. 정상적인 정당이 맞느냐. 완전히 망가졌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특검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며 거듭 질책했다. 윤 후보는 “우리 당도 몇 년 전에 특검을 받지 않았나. 특검을 안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2007년 대선 국면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BBK 특검법안’을 수용했던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당시 BBK 특검팀에 속했다.

윤 후보는 “특검을 안 받으면 그 혐의를 다 인정하는 꼴”이라며 “(이 후보가) 대장동 범인이기 때문에 안 받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우리 당도 뿌리를 뽑아버릴 것이다. 투쟁해야 한다”며 “정권 교체하면 아마 민주당도 이상한 사람들은 사라지고, 나름대로 생각이 제대로 된 분들이 의회에서 주도권을 갖고 상식선에서 협조하며 국정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얼마 전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한번 천천히 읽어봤다. 그 어떤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많은 국민을 속였다”며 “국민을 똑같이 섬기겠다고 해놓고 국민을 갈가리 찢어놨다”고 맹비난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