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국의 강, 건너려는데 강폭이 넓다”

입력 2021-12-30 05:23 수정 2021-12-30 10:0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10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조국의 강’은 안 건넌 게 아니라 못 건넜다. 저는 건너보려고 하는데 상당히 강폭이 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채널A ‘이재명의 프러포즈-청년과의 대화’ 토크 콘서트에서 “제가 (조국 사태에 대해) 계속 사과드리고 있는데 아직도 (국민들이) 못 받아들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조국의 강을 확실히 건넌 것 같다’는 설문에 현장·온라인 참여 청년 패널 대다수가 ‘X’라고 반응하면서 나온 이 후보의 답변이었다.

그는 “국민들이 보기에 공직자는 똑같은 일에 대해서도 일반인과는 다르게 더 높은,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조 전 장관의) 잘못은 잘못이고 수사가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것도 잘못이라고 얘기해야지, (검찰의) 더 큰 잘못에 비해서 (조 전 장관은) 덜하다 이렇게 느끼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여부에는 “내부 논란이 많다. (합당이 대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손실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이 친조국 성향임을 감안한 발언이었다. 그는 “그럼에도 내년 대선은 워낙 위중하기 때문에 개혁·진보진영이 대통합해야 한다. 약간의 손실을 보더라도 하나가 되는 게 맞다”고 했다.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선거’로 불리는 데 대해서는 일부 동감하면서도 달리 볼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긴 한데 냉정하게 보면 지금 각 후보의 문제와 과거 대선 후보들의 문제를 절대치로 비교해 보면 상황이 나빠졌느냐, 아닐 수도 있다”며 “물론 (지금 후보들의) 문제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잘하기 경쟁이 아닌 네거티브 경쟁이 되면서 없는 사실로 흑색선전하는 일이 많아졌다”면서도 “또한 과거 대선보다 검증이 더 철저히 이뤄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 과정을 통해 옥석이 가려진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가 임박해지면 (비호감 대선이라는 여론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제가 완벽한 사람이 못 돼서 부족한 점이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라고 완벽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경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개선되는 것 같다. 전에 10% 포인트씩 밀릴 때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향해 “제발 자주 좀 만납시다. 저한테 하고픈 말이 있으면 제가 있는 곳에서 말씀해 주세요. 저도 반박 좀 하게”라고 도발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서는 “수차례 통화한 사람을 (성남)시장 당시에는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 건데 그걸 왜 의심하느냐”며 “숨길 이유가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여부에는 “시기상조”라며 “왜냐면 죄송하다고 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여부에는 “아직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기본소득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동법(조선시대 납세제도)도 100년이 걸렸다. 의료보험제가 지금 40년이 됐는데 계속 보완 중”이라며 “단계적 순차적으로 이 제도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국민적 동의를 얻어가면서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