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길 공포”…큰눈 내리면 ‘행복’보다 ‘불안’

입력 2021-12-30 00:22 수정 2021-12-30 09:37
제주도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6일 오전 제주시 해태동산 사거리에 미끄러진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 연합뉴스

큰 눈이 오는 날에 SNS 이용자들은 ‘행복’보다는 ‘불안’을, 유쾌함보다는 불쾌감을 느낀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9일 발표한 ‘뉴스∙SNS 재난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8년간 1월에 한국어로 쓰인 재난∙안전 이슈 관련 트위터글 8350만건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SNS에 올라온 글의 단어들을 분석해 해당 글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불안, 불쾌, 슬픔, 실망, 안도, 우울, 유쾌, 행복 8가지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대설’과 관련된 글 대부분은 불안, 불쾌, 슬픔, 실망,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설 관련 글의 절반가량은 불안을 나타냈다. 이어 24%는 불쾌, 11%는 슬픔, 5%는 실망, 3%는 우울을 표현한 글 순이었다.

대설 관련 뉴스의 주요 키워드(왼쪽)와 트위터글 감성 분석(오른쪽).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뉴스·SNS 재난이슈 분석' 보고서

반면 행복, 안도, 유쾌 등 긍정적 정서의 글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행복을 표현한 글은 단 4%였고, 안도로 분류된 글도 2%였다. 유쾌의 감정을 가진 글은 거의 없어 0%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부정적 정서가 표현된 글의 예로 “계속 내리는 폭설로 집에 가는 길이 공포다”, “좀 전에 제주 전 지역 대설특보라더니… 무섭다 느껴질 정도네요”, “폭설 때문에 학교 일찍 끝났는데 도로 마비되고 버스 망가지고 난리다 난리” 등을 소개했다.

큰 눈이 내릴 때 SNS 이용자들은 눈에 대한 낭만적인 감정이나 기대를 드러내기보다 도로 정체나 차 고장 등 귀갓길 안전에 대한 우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더 느낀다는 것이다.

대설 외에도 연구원은 매년 1월 자주 언급하는 날씨 이슈인 한파와 관련해 분석했다.

한파 역시 불안(64%), 슬픔(18%), 불쾌(11%), 우울(2%) 등 부정적 정서를 담은 글이 대부분이었고 안도와 행복은 각각 3%와 1%로 조사됐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