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경북 울진을 첫 행선지로 1박2일 간의 대구·경북(TK) 일정을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이후 첫 TK방문이라 윤 후보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윤 후보는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을 방문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공무원으로서 직분에 의해 한 일이라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입장을 반복해 내놓은 것이다.
대신,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 때리기에 총력을 집중했다.
윤 후보는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권위주의 독재 정부는 국민 경제를 확실히 살려놓아 우리나라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는데, 이 정부는 뭐 했나”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를 향해 “정말 가지가지 다하는,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하는 정말 엉터리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20여 분 동안 쏟아낸 연설에서 “전문가들이 들어오면 자기들이 해 먹는 데 지장이 있으니,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와 외교·안보를 전부 망쳐 놓았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한 금태섭 전 의원을 거론하며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데 (민주당은) 그걸 눈 뜨고 못 봐서 바꿔치기 한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은 사이버전사들 있지 않나,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는 사람들 동원해서 인격을 말살하고 머리를 들 수 없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떳떳하면 왜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나. 죄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라며 “진상을 밝히고 감옥에 가기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또 이 후보가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 등 공약을 여러 차례 바꿨다면서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나”라며 “참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고 공격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민주당 모 원로 정치인은 (정권이) 20년을 간다, 50년을 간다고 하는데, 나라 말아먹을 일 있나”라고 되물었다.
또 공수처를 겨냥해 “오늘 저와 제 처, 누이동생까지 통신사찰을 당했다”며 “완전히 사찰 정보기관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후보는 TK일정의 첫 방문지로 건설이 중단된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전 현장을 선택했다.
윤 후보는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은 국가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즉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2030년까지 미국과 공동으로 동구권과 중동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 10기 이상을 수주해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원천 기술은 미국이 갖고 있지만, 시공·감리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또 “이 후보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탈원전만이 정답’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왜 입장이 맨날 바뀌는 것이냐”고 공격했다.
윤 후보는 TK지역 현안 관련 10개 공약도 함께 내놓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을 조기에 건설해 글로벌 공항 경제권의 핵심축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통합신공항과 광역철도·고속철도를 건설해 ‘사통팔달 교통 SOC’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가현 기자, 울진·안동=손재호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