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찾은 윤석열, 박근혜엔 ‘했던 말’ 반복…‘탈원전’ 때리기에 집중

입력 2021-12-29 18:3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경북 울진을 첫 행선지로 1박2일 간의 대구·경북(TK) 일정을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이후 첫 TK방문이라 윤 후보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윤 후보는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을 방문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공무원으로서 직분에 의해 한 일이라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입장을 반복해 내놓은 것이다.

대신,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리기에 집중했다. 그는 TK일정의 첫 방문지로 건설이 중단된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전 현장을 선택했다.

윤 후보는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은 국가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공사 현장에 서서 “문재인 정부의 초법적, 비이성적 정책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얼마나 위태롭게 만드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탈원전 정책 전면 폐기와 원전 수출 활성화를 내걸었다. 그는 ‘한국형 원자력발전(K-원전)’ 공약을 제시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포함해 미국과 손잡고 원전 수출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윤 후보는 “2030년까지 미국과 공동으로 동구권과 중동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 10기 이상을 수주해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의 원천 기술은 미국이 갖고 있지만, 시공·감리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또 “2030년 이전에 최초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0기 중 안전성이 검증된 원전에 한해 운영을 허용하겠다”며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대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탈원전 정책이 국가 경제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입혔다는 점을 강조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윤 후보는 “원전 산업의 중심이었던 창원·울진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경제는 바닥을 모른 채 가라앉고 있다”며 “연간 1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사라지고, 2000여개의 중소기업이 폐업의 벼랑 끝에 내몰렸으며 많은 일자리가 공중분해 됐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서는 원전 정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 10일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을 밀어붙이겠다는 건 벽창호”라고 말했던 것을 끄집어냈다. 윤 후보는 “여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벽창호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또 “이 후보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탈원전만이 정답’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왜 입장이 맨날 바뀌는 것이냐”고 공격했다.

이 후보가 지난 22일 과학기술공약을 발표하며 거론한 ‘감(減)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는 세제 정책부터 시작해서 원전 정책까지 매일 말이 바뀐다”며 “2017년 대선 때는 진보층 표를 의식해 ‘탈원전만이 답’이라고 얘기했다가 탄소 중립과 배치되니 이제는 ‘감원전’이라는 새로운 조어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TK지역 현안 관련 10개 공약도 함께 내놓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을 조기에 건설해 글로벌 공항 경제권의 핵심축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통합신공항과 광역철도·고속철도를 건설해 ‘사통팔달 교통 SOC’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가현, 울진·안동=손재호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