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배당락 공포’… 금융주 하락 [3분 국내주식]

입력 2021-12-29 17:53
국민일보DB

코스피지수는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인 29일 26.95포인트(0.89%) 내린 2993.2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대주주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매도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양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총 3조1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국거래소가 추정한 코스피의 올해 현금배당락 지수는 배당락 전날인 28일 종가(3020.24)보다 42.03포인트(1.39%) 낮은 2978.21이다. 코스피지수가 배당락일인 이날 42.03포인트 하락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수가 보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닥의 현금배당락 지수는 전날 종가(1027.44)보다 4.47포인트(0.44%) 낮은 1022.97로 추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배당락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는 상승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외국인과 기관 동반 매도에도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종료되며 개인 순매수 유입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1. 금융주 약세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혔던 금융주들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은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배당락일이다.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락일 전날까지 주식을 매수해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국내 증시는 배당락 전날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며 주가가 상승하고, 배당락 당일에는 배당만이 목적이었던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며 출회 물량이 늘어나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날 금융주의 잇따른 내림세는 예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은 전날보다 8.35%(4150원) 떨어진 4만5550원을 기록했다. 대신증권도 8.73% 하락했다. DB손해보험(-8.63%), 삼성화재(-7.43%), NH투자증권(-6.99%), 이베스트투자증권(-6.4%), 한양증권(-6.33%), 기업은행(-5.86%)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금융지주사인 BNK금융지주(-6.04%), JB금융지주(-5.84%), 한국금융지주(-4.91%), 신한지주(-2.49%), KB금융(-2.46) 등도 ‘배당락 공포’를 피하지 못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보험(-5.07%)이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고, 증권(-4.12%), 금융(-2.75%), 은행(-1.95%)이 뒤를 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올해 배당수익률 5% 이상 종목(증권사 3곳 이상 추정)은 총 20개다. 삼성증권(7.65%), NH투자증권(6.75%) 등 증권주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2. LG디스플레이 [034220]

LG디스플레이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5.65%(1300원) 오른 2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가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실적을 낙관하며 기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전날 LG디스플레이의 목표가를 2만2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이 전망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4분기 매출액은 8조3180억원, 영업이익은 6010억원으로 3분기보다 각각 15.2%, 13.4% 증가한 규모다.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정보기술(IT) 패널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보였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플라스틱 OLED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KB증권(2만5000원→2만8000원), 신한금융투자(2만4000원→3만원) 등도 이달 들어 LG디스플레이의 목표가를 올렸다.

3. 대한항공 [003490]

대한항공이 화물운임발(發) ‘깜짝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950원(3.28%) 오른 2만9950원에 마감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대한항공의 4분기 매출액은 2조8082억원, 영업이익은 66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47.5%, 57.5%씩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각각 7.22%, 53.49% 웃도는 수준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항공화물 물량이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화물공급이 부족했고 성수기와도 기간이 겹치며 운임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함심사는 변수로 꼽힌다. 공정위는 이날 일부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등의 조치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심사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1~2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기대하는 일부 노선의 운수권 회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장거리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를 다수 보유한 국적 항공사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제3국 항공사에 운수권 배분도 불가능한 데다 독과점 규제를 위해 해당 노선의 운항을 불허하는 것은 소비자 효용과 국익에 들어맞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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