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시가총액 1위 애플이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스로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자사주 보너스 지급을 유인책으로 제시했다. 성과별 차등 지급으로, 많게는 2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너스로 받게 된 직원도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주 칩 설계, 하드웨어, 일부 소프트웨어 및 운영 그룹 엔지니어들에게 자사주 보너스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애플은 최소 5만 달러(약 6000만원), 최대 18만 달러(약 2억14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4년간 순차적으로 지급하게 된다. 각 부서별로 높은 성과를 내 사측으로부터 자사주 보너스를 통보받은 엔지니어의 비율은 10~20%로 알려졌다.
애플이 자사주를 4년에 걸쳐 지급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그 기간만큼 인재를 잡아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 주가는 올해에만 30% 넘게 상승했다. 증권가에서 확장현실(XR) 장치와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할 애플의 미래 주가를 더 높게 전망하고 있다. 애플의 자사주 보너스 전략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애플의 자사주 보너스 규모는 관리자급에게 지급되는 연간 스톡그랜트(회사 주식 무상 지급)에 맞먹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자사주 보너스를 “이례적인 주기 외 보너스”라며 “메타로부터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기본급, 주식옵션, 현금 보너스 등으로 이뤄지는 통상적인 애플 급여 체계와 별도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1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메타로 이직하는 등 핵심 인력 유출을 겪어왔다. 메타버스 시장 확장 속도를 따라 관련 인력을 향한 러브콜이 늘어난 결과다. 애플이 2025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받는 자율주행 전기차 부문에서도 인재 유출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재택근무를 철회하고 출근을 강행한 정책의 영향이 인재 유출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엔지니어들에게 내년부터 주당 최소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고 주 4~5일 근무를 시행하도록 통보하는 등 경쟁사에 비해 엄격한 방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