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에게 새 생명 주고 하늘로 떠난 아들 [뉴스레터]

입력 2021-12-29 15:00
故 윤성호씨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연합뉴스


어제 조간신문에는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환자 6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는 감동적인 소식이 실렸습니다. 경남 거제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서른아홉 살 윤성호씨는 얼마 전 갑작스럽게 두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퇴원을 하루 앞두고 뇌출혈이 발생해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하네요.

유가족은 의료진과 면담을 통해 뇌사상태에서 장기 기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 윤종규씨는 “한 줌의 재가 되느니 누군가의 생명을 이어주면 세상을 떠나는 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들이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아 (장기를) 받으시는 분들이 건강을 잘 회복하면 좋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윤씨는 지난 21일 부산대병원에서 폐, 간, 췌장, 양쪽 신장, 오른쪽 안구 등 장기기증으로 6명을 살렸고, 조직기증으로 10여명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20년 동안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며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아들은 중학교 때 전교 회장을 맡는 등 ‘모범생’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윤씨는 “신이 나에게 훌륭한 자식을 주셨는데 끝까지 지키지 못해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나라면 어땠을까. 쉽지 않은 일이었음에도 숭고한 결정을 내린 유족들에게 고개가 숙여집니다. 팍팍한 세상살이지만 이런 따뜻한 뉴스들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 만합니다.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윤씨가 하나님 품에서 평안히 안식하고 유가족들이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간직하며 위안을 삼기를 기도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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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희 종교국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