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10개 해외에 팔아봐야 9개도 수입못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수입금액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8년 8개월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11월 수입금액지수는 42.8% 오른 159.29로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988년 1월 관련 통계 편제 이래 사상 최대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광산품이 110.3%, 석탄및석유제품이 169%,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가 22.1% 늘면서 수입금액지수를 끌어올렸다.
수출금액지수(140.66)도 1년 전보다 27.1% 늘어나면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가격(33.4%)이 수출가격(20.0%)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10.1% 낮아진 87.27을 기록,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9월(-4.5%)과 10월(-6.4%)보다 하락폭이 훨씬 커지면서 2013년 3월 87.8을 기록한 이후 8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가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알 수 있는 지표로, 87.8은 상품 10개를 수출해도 9개도 수입 못한다는 뜻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가 올랐음에도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지며 1년 전보다 4.8%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12월 들어 제조업 부문에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며 이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소폭 개선했다.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87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95를 나타내, 9∼11월(90) 수준에서 5포인트 올랐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은 지난달보다 1포인트 떨어진 82를 기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