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 동호씨의 고려대 입시 의혹을 제기하며 학교 측에 관련 서류를 요구했으나 자료는 이미 파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가 자료를 파기하면서 국민의힘은 이씨 입시 의혹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국민의힘 국민검증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권영세 의원이 고려대에 보낸 이씨 입학 당시 전형 자료 요구 및 질의에 학교 측은 “서류 보존 기간의 경과로 인해 자료가 파기돼 입학 전형관리실에서 회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고려대 측에 2012~2013년 수시 특별전형(OKU미래인재), 지원 개요, 평가항목, 면접관 정보 등을 요구했으나, 이미 해당 자료가 폐기돼 존재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고려대는 “사무규정 관리에 따라 5년을 보존 기간으로 했으나 교육부 관련 지침 개정에 따라 2020년도 전형자료부터 보존 기간을 10년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2012년 수시전형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들어간 이씨 입학자료는 학교에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토론회에서 장남의 부정 입학 의혹에 “100% 거짓말”이라고 선을 그으며 “전형 서류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는 건데 일단 거짓말하고 본다. 장남이 공부는 정말 잘했다. 고려대에 물어봐도 된다”고 반박했다.
자료를 요구한 권 의원은 이 후보를 겨냥, “자료가 파기된 사실을 알고 이런 해명을 내놓은 것인가. 말이 아니라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2013년도 전형으로 같은 대학에 입학한 이 후보 차남 역시 입시 의혹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증특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 인터뷰에 따르면 차남이 TV에서 영화 ‘완득이’를 시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 후보와 다문화 토론를 했고, 아주 공교롭게도 다음날 면접시험 주제가 다문화였다고 한다”라며 “이 후보 아들의 입시가 매우 불투명하게 진행된 것이 문제의 핵심으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