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구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구미형 일자리’ 모델이 정부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최종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문승욱 장관 주재로 열린 제5차 상생형 지역일자리 심의위원회 결과,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정부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던 상생형 구미일자리 투자협약식 이후 2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이번 선정으로 정부로부터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비롯해 상생협력지원센터 건립, 이차전지 소재 공정지원센터 구축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원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간 경북도와 구미시는 2019년 1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과 그해 2월에 발표된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확산 방안을 기점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화된 일자리 모델을 다각도로 모색하면서 가능한 사업 분야를 검토하고 투자 기업을 물색해 왔다.
2019년 6월에는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투자 제안을 하게 됐고 이후 경북도와 구미시, LG화학은 수차례 협상과 다양한 인센티브 논의를 통해 일자리 모델 방향을 구체화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상생형 일자리의 필수 요건인 상생 협약 체결을 위해 지역 노사민정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노사민정협의회를 강화하고 다양한 상생 협력 방안 논의 과정을 통해 2019년 7월 24일 첫 노사민정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진입하면서 기업과의 협상이 지연되고 원재료 가격 폭등 등의 악재가 발생했다. 또 투자주체인 LG화학의 사업 전략 검토 과정이 필요해지면서 사업이 다소 지연되며 지역에서는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경북도와 구미시는 2019년부터 LG화학과의 협의와 병행해 구미형 일자리 모델 발굴 및 구체화 등을 위해 3차례 컨설팅을 진행했다. 또 LG화학의 구미 국가5산단 입주 제반 여건 마련을 위한 유관 기관 실무추진단을 가동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LG화학은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신설 법인 LG BCM을 설립, LG BCM이 LG화학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인수하면서 2차 투자 협약, 노사민정 상생 협약, 교육기관 업무 협약을 체결한 후 정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민관합동지원단 현장 실사와 실무위원회를 거쳐 심의위원회의 최종 선정을 받게 됐다.
‘구미형 일자리’는 2000년 초부터 시작된 구미지역 대기업의 수도권 및 해외 이전과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산업 침체로 지역 경제가 붕괴 위기에 봉착하면서 지속 가능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민선 7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우수한 투자 환경 조성과 지역 노사민정이 협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이차전지 앵커기업인 LG BCM 유치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사회 동반성장형’ 상생 모델이다.
이차전지 산업은 전기 차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이차전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점유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향후 10년 간 10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기업 간 협력을 기반으로 전기 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내수에 집중한 중국 기업과 달리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 상위권을 선점하고 있다.
LG BCM은 LG화학의 자회사로서 2025년까지 구미 국가산업단지 제5단지 내 6만여㎡ 부지에 연간 6만 톤 규모의 최첨단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직접 고용 187명을 포함해 총 1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LG BCM의 양극재 구미공장은 LG화학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일 공장 규모로는 국내 최대(6만t/년)인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양극재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된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수급 체계도 이미 갖춰 놓은 상태다.
구미공장에는 생산력 증대 및 품질 안정화를 위한 신규 공정 설비 및 기술이 도입되며 메탈 등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전략적인 합작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원재료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 전기 차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신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지역에서는 세계 일류 양극재 생산기업 유치로 인해 제조업, 부동산업, 서비스업, 금융업, 도소매업 등 지역 경제 전반에 걸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약 7000여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82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차전지 양극재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인 만큼 향후 지역 경제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도와 구미시는 상생 문화 확산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동반 성장을 꾀해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한 미래형 신 산업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번 정부 사업 선정을 계기로 구미와 상주,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허브로 조성해 국가 균형 발전의 성공 모델이자 가장 모범적인 일자리 창출 모델로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