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축제 취소로 애물단지 된 산천어·송어…통조림, 슈퍼송어로 변신

입력 2021-12-29 13:33

겨울축제가 취소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산천어와 송어가 통조림과 슈퍼송어로 변신한다.

강원도 화천군은 화천산천어축제를 위해 미리 양식했던 산천어를 통조림과 어묵 등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로 했다. 앞서 군은 지난 6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내년 1월에 열기로 한 산천어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내년에 축제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양식한 산천어는 95t에 달한다. 산천어 한 마리가 300g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31만6000여마리에 이르는 양이다.

군은 오뚜기와 OEM(주문자 위탁생산) 생산 방식을 통해 산천어를 살코기 통조림(사진)과 묵은지 통조림으로 만들기로 했다. 지난 1월에도 축제 취소로 남은 산천어 28.5t으로 가공식품을 만든 뒤 전량 판매한 바 있다. 오뚜기는 2003년부터 화천토마토축제를 후원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화천산천어축제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화천과의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군은 제품 생산을 위해 산천어 내장과 비늘 제거 등 전처리 작업을 시작했다. 50t의 산천어를 가공하면 살코기 캔(150g) 7만7000개, 묵은지 통조림(280g) 5만700개 등 총 12만77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제품은 1월 15일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산천어를 제외한 나머지 40t은 서울 등 대도시의 박람회 낚시 이벤트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제는 취소됐지만 산천어 가공식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설명절 선물세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며 “축제를 기다려온 관광객들을 위해 2023년 더 즐겁고 더 안전한 축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홍천도 홍천강 꽁꽁축제를 위해 준비한 송어가 10t에 달한다. 홍천문화재단은 축제 취소로 사용이 어려워진 인삼송어를 1년간 더 키워 다음 축제에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800g~1㎏인 송어를 더 사육해 최대 2㎏에 달하는 슈퍼송어로 키운 뒤 다음 축제 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홍천문화재단은 축제를 위해 준비한 송어를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마저도 취소했다.

축제 관계자는 “송어가 1년 더 자리면 60~80㎝까지 자라고 무게는 1.5~2㎏에 달해 일반 송어와는 차원이 다른 손맛을 자랑한다”며 “차기 년도 축제는 슈퍼송어를 활용한 빅 이벤트로 전국의 낚시 마니아들이 대거 몰리는 흥미진진한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