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이 된 태아를 35년 동안이나 품고 살아온 73세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영국 일간 더 선은 알제리 동부 스킥다의 한 의료실에서 나온 73세 여성의 컴퓨터단층촬영(CT스캔) 사진을 소개했다. 이 여성은 그동안 건강에 이상 없이 살아오다 최근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CT스캔 결과 여성의 자궁 속에서 2㎏이 넘는 ‘석태아’가 발견됐다.
보통 자궁 내에서 사망한 태아는 수일 내로 자궁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가끔 진통이 없고 자궁 내에 오랫동안 머무는 일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상당수 액체로 융해하거나 침연하고 극히 일부만이 미라화된다. 이 미라화한 태아가 더욱 석회화해 딱딱하게 된 것을 석태아라고 한다.
이 여성은 젊은 시절 7개월 된 아이를 유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해당 태아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석회화가 진행된 상태로 남아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비영리 의료단체의 킴 가르시 박사는 “면역 체계에 의해 우리 신체는 사망한 태아를 석회화한다”며 “이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대부분 사람은 특정 증상을 발견하기 전후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석태아는 학계에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 영국 왕립의학회지에 실린 1996년 논문에 따르면 기록된 석태아 사례는 290건에 불과하다. 가장 오래된 사례는 1582년 콜롬보 샤트리 건으로, 당시 68세에 사망한 샤트리를 부검한 결과 복강에서 28년 된 석태아가 발견됐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