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대위 측근 그룹과의 갈등으로 충돌한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 28일 “정치한 지 이제 4~5개월 정도가 된 후보가 정치권의 호가호위 문화를 어떻게 제대로 다 알겠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와 일주일 동안 직접적인 소통이 없었다고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MBN 백운기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사회자가 “윤 후보가 오늘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은 없다고 했다”고 말하자 이같이 밝혔다.
이어 “후보가 지금 위임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정치에서의 권한 위임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너무 밝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정치부 기자들이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어떤 사람과 밥을 먹고 있는데 후보에게 전화가 오면 ‘어 실세인가보다’라고 판단하는 때도 있다. 실질적으로 윤핵관들이 지금 밖에서 보여주고 있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을 후보에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윤 후보가 검찰 공무원으로서는 제일 성공한 검찰총장 지위까지 올라갔다. 조직관리나 이런 부분에 있어선 후보가 저보다 더 잘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제가 말하는 건 선거의 트렌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 저의 전당대회 등 올해 들어 파란이 인 선거에 대해 저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울산 회동’을 회상하며 “울산 합의의 3개 조항만 있으면 (윤핵관 문제가)해결될 것으로 판단했던 제가 다소 안일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당시 윤 후보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보단 개괄적인 표현을 했다”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대표가 선거운동은 잘 지휘하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윤핵관’을 겨냥한 이 대표의 비판은 계속됐다. 그는 “문제는 윤핵관들이 의사결정 구조하에서 정보를 차단하고 오히려 소위 말하는 꼭 소통해야 하는 당사자를 ‘패싱’하고 자기들끼리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 이런 진용의 선대위로는 이기기 쉽지 않다”며 “제1야당으로 100명 가까운 의원님과 그 외에도 많은 능력 있는 분들이 있는데, 몇 명 빼고는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피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최대 기량으로 일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복귀와 관련해선 “지금 예정으론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선대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나왔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큰 변화가 있기 전에 제가 선대위 참여를 언급하는 건 조심스럽다”며 “지금 상황에선 저의 선대위 참여 자체를 저희 3자(윤석열·김종인·이준석) 모두 서두르지 않는 것이 옳다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날 오후 TV조선 ‘뉴스9’에서는 선대위 복귀에 대해 “후보에게 이렇게 해주면 제가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도 후보에게 잘못하는 거고, 그리해서 돌아가도 모양새가 안 좋다”며 “제가 선대위의 역할과 관계없이 할 일이 있는 거지, 들어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