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게 해서, 백신 예약하고 맞춘 내 손을 자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중학교 2학년 딸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손과 다리가 떨리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뇌 검사결과는 정상이라며 이상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호소가 전해졌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는 중2 딸을 둔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에 따르면 청원인 A씨는 딸 B양이 지난 17일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접종 당시 B양은 접종 부위가 아프다며 5일간 겨드랑이 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23일 아침, 여느 때처럼 딸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깨우러 온 A씨는 B양이 비틀비틀 일어나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밤에 늦게 자서 못 일어나는 것이라고 짐작한 A씨는 선생님에게 얘기하고 딸을 좀 더 자게 놔뒀다.
그런데 아이는 일으켜 세워 앉혀도 바로 쓰러지고 혼자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B양의 아빠가 B양을 불러봤지만, 아이의 눈은 뒤로 넘어갔다. 그 모습에 놀란 A씨는 곧장 119 구급대에 신고해 응급실로 향했다.
A씨는 “응급실에서는 아이가 뇌경색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며 “MRI, CT 촬영으로 막힌 혈관을 찾았지만 혈관이 막히지도 피가 고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B양의 눈동자는 계속해서 좌우로 흔들리고 손과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다고 했다. A씨는 B양이 다니는 학교에 전화해 이 같은 상황을 알렸고, 이에 담임교사도 하루 전까지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는데 어떻게 하루 만에 그렇게 됐냐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A씨는 병원에서 아이의 이상증세를 완화시켜줄 뇌압 낮추는 주사와 뇌전증약을 처방받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이튿날 B양을 데리고 한의원을 찾았고 ‘풍’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피를 뺀 B양은 혈색이 돌아오고 말을 예전과 같이하며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다만 아직 걸음마 하는 듯 걸으며 손은 여전히 떨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걸 힘겨워한다고 했다.
A씨는 “아이가 ‘엄마 2차 접종을 어떻게 해? 나 무서워. 그런데 안 맞으면 학원 못 가잖아’라고 말했다”며 “우리 가족은 아이를 잃을까 봐 아이 옆에서 바들바들 떨었다. 그나마 아직 내 곁에 아이가 숨 쉬고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하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해당 청원은 28일 오후 6시 기준 56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앞서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학원, 독서실 등으로 확대하고 내년 2월부터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학부모, 학원업계 등의 반발이 커지자 시기와 범위를 재조정해 이른 시일 내 개선안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