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역할에만 충실” 김건희에 박영선 “G20 회의는?”

입력 2021-12-28 19:42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 방침을 비판하며 그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G20(주요 20개국) 같은 회의 때 대통령 부인들끼리 외교를 해야 하는데 거기에도 안 갈 것이냐”고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의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장인 박 전 장관은 28일 연합뉴스TV ‘뉴스포커스’에 출연해 김씨의 대국민 사과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피해를 본다”고 질타했다.

김씨는 지난 26일 허위 경력 의혹을 일부 인정하며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의 질문은 김씨의 이 발언이 영부인 후보로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으로도 읽힌다. 국가원수의 배우자로서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리를 소화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비판이다.

박 전 장관은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하겠다고 밝힌 윤 후보를 겨냥, “대한민국이 윤석열·김건희 이 두 분의 나라는 아니지 않으냐”며 “어떤 사람이 결격 사유가 있다고 해서 그 자리를 없애버리고 마음대로 법을 고치고, 이것이 독재 아니겠냐”고 말했다. 청와대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곳이다.

그는 “윤 후보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굉장히 열심히 했다. 결국 검찰총장을 시켜 달라는 의미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며 “본인이 그렇게 수사를 해놓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다 사면하겠다고 하지 않나. 논리적 정합성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정부와 차별화한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옳았다. 그러나 정책이라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바뀌었을 때는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불변 응만변’(以不變應萬變)이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원칙을 갖고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인데 요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특별 사면 한 데 대해선 “문 대통령은 원칙을 흩트리는 것을 잘 안 하는 분”이라며 “건강 문제가 (사면 결정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도 (사면에) 찬성하는 10명 중 6명의 국민 중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나 서울시장 재도전 의향을 묻는 말에 “지금 주인공은 이재명 후보이고 저는 조연”이라며 “대선 이외에 다른 생각은 현재로서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