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가 일으킨 세계적인 열풍은 국내 콘텐츠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OTT) 플랫폼에서 투자를 받은 한국 콘텐츠가 연이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은 내년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실적 개선 폭이 클 업종으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를 지목했다. 다만 일부 작품에서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은 변수로 남아 있다.
1. 위지윅스튜디오 [299900]
위지윅스튜디오(위지윅)는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200원(0.5%) 떨어진 3만9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11%대 내림세를 보인 약세가 계속됐다. 이 회사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사인 아티스트스튜디오를 지난 22일 인수했다.
아티스트스튜디오는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로 ‘고요의 바다’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정우성은 이번 작품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지난 22일 위지윅과 컴투스에 자신이 설립한 아티스트스튜디오와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1050억원에 매각했다. 투자 체결 소식이 날아든 후 위지윅 주가는 지난 24일 4만5000원에 마감했다.
‘D.P.’로 시작돼 ‘오징어 게임’, ‘지옥’까지 넷플릭스 K-드라마가 연쇄 흥행을 보이자 ‘고요의 바다’에도 기대감이 향했다. 하지만 외신과 네티즌 사이에서 ‘고요의 바다’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자 투자심리가 일소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고요의 바다’를 “공상과학 장르를 시도한 한국의 최신 실패작”이라고 평가했다.
박한 평가에도 현재까지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고요의 바다’는 이날 넷플릭스에서 ‘일간 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 558점을 받아 3위를 기록했다.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등 9개국에선 같은 부문 1위에 올랐다.
2. 제이콘텐트리 [036420]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선전하자 제이콘텐트리의 약진도 이어지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600원(1.2%) 오른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오른 것으로 이 기간 6.75% 올랐다. 제이콘텐트리는 설강화의 제작사 JTBC스튜디오의 모회사다.
‘설강화’는 1987년을 배경으로 남파 공작원과 여대생의 사랑을 담은 시대극이다.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남파 공작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설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비판과 북한에서 넘어온 간첩을 미화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제이콘텐트리가 주요 OTT 등을 통해 신작의 출시를 앞둔 점은 주가 흐름을 낙관케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이콘텐트리는 내년 초부터 ‘지금 우리 학교는’, ‘종이의 집’, ‘안나라수마나라’, ‘모범가족’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제이콘텐트리에 대해 “기대작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스파이더맨, 킹메이커 등 연말 블록버스터가 개봉될 예정이어서 극장에 대한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 쇼박스 [086980]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시즌 2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주로 분류된 쇼박스가 13.18%(700원) 오른 6010원에 마감했다. 쇼박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에 10억원을 투자한 영화배급사다.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이날 KBS와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와 시즌2·3에 대해 함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모두가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노력 중”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17일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구독자 1억4000만 가구 이상이 작품을 시청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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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3분 국내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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