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개막…김정은, 대남·대미 메시지 낼지 주목

입력 2021-12-28 16:41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지난 27일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해 사회를 맡았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27일 북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제시할 내년도 대내외 정책 방향과 방역체제 변화 여부 등을 주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원회의 개막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정치국 위임’에 따라 사회를 봤다고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회의 의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상정된 의정(의제)들을 승인하고 토의 사업에 들어갔다”고만 소개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이자 김 위원장 집권 10주년에 열린 이번 전원회의에선 그동안의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정책 방향과 분야별 목표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년은 김 위원장 집권의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이자 김일성 주석 탄생 110주년, 김정일 탄생 80주년 등의 의미가 부여된다”며 “북한으로서는 올해보다 상향된 목표를 제시해 경제발전 5개년의 추동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년간 국가봉쇄 수준으로 이어온 비상방역체제를 내년에도 이어갈지, 아니면 경제난을 고려해 새로운 방역 기조를 내세울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민생 친화적, 개방 지향적으로 방역 기조를 새롭게 설정한다면 대남 및 대미 협력·대화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

최대 관심사인 김 위원장의 대남·대미 메시지는 회의 중간이나 마감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새해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된다면 별도의 신년사 없이 전원회의로 갈음할 수 있다”며 “일정 수준에서 대외정책 구상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의 결과와 함께 발표될 수 있는 조직인사 결정 사항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회의 참석자 사진을 보면 정치국 상무위원 및 위원들이 앉는 주석단 자리에 리선권 외무상은 없었다. 지난 2월 정치국 위원이 됐던 리 외무상은 10여개월 만에 다시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주석단이 아닌 회의장 방청석 첫줄 구석 자리에 앉았다. 지난 17일 김정일 10주기 추모대회 때 호명 순서 때문에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는데, 최소한 위원은 아닌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의 지위 변동이나 위상 변화 등을 얘기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며 “전원회의 진행 상황을 보며 변동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