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폰에 투 넘버… 내년 eSIM 도입 본격화, SIM카드 완전 사라지나

입력 2021-12-28 14:47 수정 2021-12-28 15:41

내년부터 스마트폰을 새로 개통할 때 별도의 유심(USIM)카드가 필요없는 이심(eSIM)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등장한 SIM카드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SIM은 USIM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USIM과 달리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형태다. 물리적인 USIM카드가 필요 없다.

IT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이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에게 내년 9월까지 eSIM 전용 스마트폰 출시를 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하는 아이폰에 나노SIM카드와 eSIM을 함께 쓸 수 있는 ‘듀얼 SIM’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13의 경우 eSIM만으로 듀얼 심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요구는 장기적으로 SIM카드를 제거하고 eSIM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맥루머스는 빠르면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14부터 SIM카드 슬롯을 제외하고 eSIM만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애플은 그동안 불필요한 단자를 제거하는 데 앞장서왔다. 2016년 출시한 아이폰7부터 3.5mm 이어폰 잭을 없앴고 다른 업체들도 동참했다. 유럽연합(EU)이 충전규격으로 USB-C를 강제하자 애플이 충전포트를 없애고 무선충전만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불필요한 단자를 없애면 내부 공간을 늘려 배터리 용량을 확장하거나 다른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SIM카드의 경우 가입자 식별을 위한 용도 외에는 다른 기능이 없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대체할 수 있으면 굳이 물리적인 SIM카드를 계속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SIM+eSIM’ 형태의 ‘듀얼 SIM’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한 스마트폰에 SIM카드가 2개 있으면 번호도 2개를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1번 SIM카드 번호로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이용하고, 2번 SIM카드 번호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업무용 등으로 2개의 전화번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듀얼 SIM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12월 기준으로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SIM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 9월부터 eSIM 도입을 본격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9월 1일부터 이통3사·알뜰폰 eSIM 도입하고 상용화를 위한 제도·기술적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해외 출시 모델에는 eSIM을 포함시켰으나, 국내 출시 모델은 뺐다. 우리나라에 eSIM이 도입되면 국내 출시 모델에도 eSIM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eSIM을 도입하면 듀얼 SIM 이용이 가능해져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용도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어 단말기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면서 “eSIM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도 USIM에 비해 저렴해 가계통신비 경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