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가 담원 기아에 잔류한 이유를 밝혔다.
허수는 지난달 16일 데뷔 후 처음으로 이적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캐니언’ 김건부와 함께 담원 기아 잔류를 선언했다. 그는 왜 담원 기아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기를 선택했을까.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2021 LCK 어워즈’ 시상식에서 허수를 만났다. 그는 이 행사에서 ‘올해의 선수’ ‘올해의 미드라이너’ 등의 상을 휩쓸어 7관왕에 올랐다. 행사 시작 전 컨벤션 로비에서 허수를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롤드컵이 끝난 뒤 처음으로 미디어에 얼굴을 비춘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FA 시장을 경험하지 않았나. 시장에 나와 보니 전화를 받을 일이 많더라. 하하. 소속팀과 계약을 체결한 뒤에야 편하게 쉬었다. 시즌 중에는 수면 시간을 줄이는 편이어서 잠을 충분히 잤다. 최근엔 스크림을 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고 싶다. 왜 담원 기아에 잔류했나.
“여러 가지 측면을 다 따져봤을 때 담원 기아가 제시한 계약 조건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프로 선수인 만큼 연봉 규모도 중요하게 봤다. 새로 호흡을 맞출 멤버, 팀의 비전 등도 고려했다. 팀에 대한 로열티도 내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나는 담원 기아에서 데뷔한 이래 단 한 번의 이적도 없이 지금껏 줄곧 활동해왔다. 팀에 대한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허 선수에게 2021년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열심히 했고, 여러 가지 험난한 상황 속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내년 LCK는 올해보다 더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열심히 노력해 국제 대회에 진출하고, 마무리까지 잘해보겠다.”
-방금 얘기한 것처럼 롤드컵 연패(連霸)를 눈앞에서 놓쳤다.
“대회를 치르면서 여러 팀과 스크림을 해봤다. 다들 정말 잘하더라. 우리가 압도적이란 느낌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로부터 많이 배웠다. 돌이켜봐도 결승전이 참 아쉽다. 결승전만 잘했다면 만족스러운 롤드컵이었을 텐데….”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하나 꼽는다면.
“아무래도 원거리 딜러로 대회에 나선 것 아닐까.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든지 대회에서 베인으로 펜타킬 하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다른 포지션으로 출전하게 될 줄이야.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다시 가고 싶진 않다. 하하. 나는 미드가 좋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바텀에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더라.”
-내년 LCK 미드라이너 전쟁이 치열할 듯하다. 허 선수만의 강점을 하나 꼽는다면.
“내년이 정말 기대된다. 해외에서 온 선수들도 있지 않나.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내 강점은 유연함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미드라이너가 누구인지, 어떤 챔피언을 하는지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능력이 빼어나다고 자신한다. 상대방이 만나기 싫어하는 미드, 상대로부터 ‘저××는 플레이가 띠껍다’는 얘기를 듣는 선수가 되고 싶다.”
-프리시즌 패치 이후 미드라인 생태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새 패치가 정말 재밌다. 라이엇 게임즈가 AP 아이템에 체력 증가 효과를 붙여놨다. AP 메이지를 쓰라고 권유하는 듯한 패치다. 나는 AP 메이지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부서진 여왕의 왕관’ 등 다양한 아이템을 즐겁게 실험해보고 있다.”
-끝으로 2022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한다면.
“내년은 LCK 팀들이 ‘풀 베팅’을 하는 시즌 같다. ‘전략적 팀 전투(TFT)’에 빗대면 ‘리롤덱’이 많다. 그런 만큼 우승한다면 예년보다 더 기쁘고 가치 있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팀의 멤버가 많이 바뀐 만큼 우리도 각오를 더 단단히 다져야 한다. 잘할 자신이 있으니 팬들께서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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